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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국제 연애 이야기

어제 오빠랑 생이별할 뻔했어요.

by 화이트초코모카 202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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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빠랑 생이별할 뻔했어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화이트초코모카입니다 :(

 

저한테 어제 어떤 일이 있었나면요,

 

 

저는 곧 대학교 개학을 앞두고 제주도에서 뚠롱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사촌오빠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오빠가 일하는 협업 툴 회사가 이번에 정부 지원으로 할인을 받을 수가 있어서 

 

이용자들한테서 문의전화가 하루에 거의 1000통이 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급하게 서비스팀을 단기로 구하고 있다고 하면서 

 

저한테 요즘 뭐하면서 지내냐고 하시길래 

 

 

 

방학이어서 쉬고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갑자기 바로 프로필 보내라고 하시고 내일부터 출근 가능한 거지? 이러시는 거예요.

 

너무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았었고

 

이미 예전에 오빠한테서 다른 일을 제안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제가 거절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거절하면 죄송할 거 같아서 일단 알겠다고 말씀드렸거든요 ㅠㅠ

 

 

 

근데 생각을 해보니까 저는 제주도에 있고 해서 

 

당장 내일 말고 모레부터 출근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뭔가 사촌오빠한테 지금 제주도에 있는 남자 친구 집에 있다 라고 말하기가 힘든 거예요.

 

사실 나 지금 휴가 중인데. 

 

 

 

그래서 원래 계획은 뚠롱이랑 금요일 저녁에 같이 서울로 돌아갔다가, 

 

일요일 저녁에 뚠롱이는 다시 제주도로 내려가는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수요일에 먼저 서울로 가게 돼버린 거예요.

 

그냥 체념하는 마음으로 뚠롱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일 당장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고. 

 

모레부터 사촌 오빠네 회사에서 2주 정도 단기로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을 했어요.

 

 

 

뚠롱이도 엄청 아쉬워 보였지만 제가 가야 한다니 알겠다고 하면서 비행기표를 끊어줬어요.

 

 가격도 무려 10만 원이었어요...

 

 

 

그렇게 다음날이 되고 

 

저는 뚠롱이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같이 저녁 먹고 나서 비행기를 타러 가기 위해 

 

집에서 캐리어를 챙기고 있었어요.

 

화장실에 놔뒀던 저의 화장품들을 파우치에 챙기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글쎄,

 

응...?

 

 

저의 갤럭시 20가 이럴 때 카메라 성능을 발휘하는군요.

 

악!!!!!!!!! 진짜 바퀴벌레 왜 이렇게 커요!!!!!!!

 

더군다나 이거는 날개도 있어서 제가 움직이면 날아올 거 같은 거예요 ㅠㅠㅠ

 

 

 

제가 어릴 때는 벌레를 잘 잡았었는데, 

 

크면서부터 벌레를 엄청 무서워하게 되었어요 ㅠㅠ

 

이때가 마침 6시였어요. 뚠롱이가 퇴근했겠다 싶어서 

 

눈은 계속 바퀴벌레를 주시한 채로 뚠롱이에게 SOS를 요청했어요.

 

 

진짜로 두말없이 달려와준 뚠롱이.

 

화장실로 들어가서 자비 없이 바퀴벌레를 때려잡아줬어요.

 

그렇게 납작 팬케이크가 된 바퀴벌레.

 

근데 사실 바퀴벌레 1마리 나온 거면 집안에 엄청 많이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ㅠㅠ

 

흐어어 어떡해요 저 이제 저 변기 무서워서 앉지도 못하겠어요 ㅠㅠ

 

 

 

그렇게 뚠롱이랑 바퀴벌레를 해결하고 나서 서로를 쳐다보는데

 

서로가 서로를 진짜 보고 싶었다는 것을 눈을 보니 알 수 있었어요.

 

 

 

그렇게 공항을 가기 전 오빠네 집 근처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저녁을 먹는 내내 머릿속에는

 

'사촌오빠한테 지금이라도 죄송하다 하고 못하겠다고 하는 게 나을까' 이 생각밖에 없었어요.

 

오빠가 제 생각을 해주셔서 이렇게 추천해 주신 거기도 하지만

 

집에서 회사까지 넉넉잡아 1시간 거리였고, 전화를 받고 상담해주는 일이어서 좀 겁나기도 했어요 ㅠㅠ(이 쪽 일은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뚠롱이에게 솔직하게 지금 마음을 털어놓았더니 

 

사촌오빠한테 미안한 마음 때문에 제가 굳이 일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해주는 거예요.

 

가족이라서 거절하기가 좀 부담스러운 것도 있고.

 

 

 

뚠롱이와 얘기를 한 후에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사촌오빠에게 전화를 드렸어요.

 

그러니까 오빠는 지금 4명은 뽑았는데 나머지 한 명은

 

저로 그냥 바로 출근을 시킨다고 한 상황인 거예요.

 

 

 

 

그래서, 정말 죄송하다고. 오빠가 추천해주신 건 정말 감사하지만 이 일 안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아무래도 최대한 빨리 말해서 저 말고 다른 사람을 뽑는 게 나을 거 같아서요.

 

그렇게 못 가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비행기는 그냥 안 탔어요. 

 

'내가 지금 이 시국에 일 시켜준다 해도 거절하다니. 내가 너무 배가 부른 건가? 내가 너무 경솔했나? 내주제에.'

 

머릿속에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한창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나이가 돼서 그런지 요즘은 생각도 많아지고 

 

굉장히 소심해진 거 같아요.

 

그래도 오빠가 제 곁에서 저를 위로해주고 격려해줘서 

 

계속해서 제 가치를 찾고 키워나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10만 원짜리 서울행 비행기표는 훌훌 털어버리고

 

저희는 뭔가 느낌이  멀리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 느낌이었어요! :D

 

어제 다시금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꼭 껴안고 잤답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이 되는 댓글과 공감은 언제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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